내 일정은 일단 아스완에 갔다가 룩소르로 간다음 다시 비행기로 카이로로 돌아와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다시 아침에 공항으로 가야 한다.
1. 공항가는 택시 타기
분명히 조식이 훌륭하다고 예약사이트 평가는 그랬다. 그런데 직원은 조식을 방으로 가져다 주겠다고 한다. 이유는 식당이 없기 때문이다. 조식은 날계란, 식빵, 버터, 햄조각 하나가 전부다.

짐을 싸서 다시 공항으로 가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4월 11일의 날씨는 화창하다. 이곳이 아프리카라고 상상하기 힘들다. 3월까지가 겨울이고 이후 덥다고 했는데. 온도는 대략 낮 26도, 밤 15도로 덥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고 저녁에는 가벼운 잠바를 입어야 한다.


우버로 택시를 불렀고, 앱에서 보이는 가격은 평균 150 정도이다. 우버 차량은 오더니 뭐라고 말을 하다가 떠나버렸다. 택시들이 몰려 들었다. 어제 저녁 300이었기 때문에 너 작게 불러도 되겠다는 생각해 150을 불렀다. 택시기사들은 너무 싸다며 350부터 500을 불렀다. OK! 가면 된다고 했다. 어차피 150에 갈 생각은 아니었다. 300이하면 되겠다고 생각을 했을 뿐이었다. 게다가 공항까지는 30km 니 기름값이라도 하려면 더 챙겨줘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200을 받아들인 차량을 타고 공항으로 갔다. 이 차는 현대 액센트인 것 같다. 한국에서 30년 전 즈음에 돌아다녔을 차인 것 같다. 차를 타고, 가다보니 톨게이트비 30을 이야기한다.
I Said total 200. 이라고 답을 했지만, 챙겨주고 싶었고, 내릴 때 250을 주었다.

2. 다시 공항가기
공항에 도착하고보니 3번 터미널이 아니라 1번 터미널인 것을 알았다. 비행기표를 예약할 때 안내문에 없었는데, 나중에 보니 온라인티켓에만 보인다. ChatGPT는 내가 타고갈 국내선 비행기가 대부분 3번이라고 했다. 터미널 거리는 걸어서 30여분, 터미널 연결 버스는 1시간에 1번이다. 출발까지 2시간이면 다시 택시를 잡는게 편할 것 같다.
택시를 타는 곳까기 길을 알려준 정장입은 여성도 택시영업을 하는 듯 했는데, 이 여자나 택시 기사들 모두 10달러를 불렀다.내가 시내에서 여기까지 250EGP에 왔는데 같은 공항 안에서 500EGP를 받는다고? 나는 100이면 충분하다고 했고, 여자는 절대 10달러가 마지노선이라고 했다. 그럼, 그냥 걸어가기로 하고 터미널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젊은 사람 한명이 오더니 100에 가능하고, 톨비가 70이 나온다고 해서 그걸 타고 가기로 했다. 막상 택시를 타고 나자, 비행기가 1시간 연착되었다는 메시지가 왔다.
계산을 하고 나니, 현타가 왔다. 인터넷과 유튜브에선 계속 협상을 하는게 싫고, 뒤통수 맞는 게 싫고, 호객 당하는게 싫다는 말이 많았다. 막상 상황을 겪게 되자 나는 좀 재미있었다.
먼저 이 사람들은 황당한 가격을 부른다. 뻔히 공장처럼 찍어내는 물건들을 유럽, 한국 가격보다 더 받으려한다. 그래서 오히려 순진해 보이기도 한다. (20년전 중국 병마총에 갔을때 1000원에 산 병마총 모형조각의 최초 가격은 200만원이었다.) 내가 관심이 있는 제품이면 한국의 ‘다이소’에 있는 비슷한 제품을 상상해보고, 그 가격의 1/3로 딜을 시작한다. 그가 딜을 받으면 된 것이고, 안받으면 안사도 된다. 그러다 어느 정도 타협의 선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 ‘make XXX EGP’라고 말하면, 그 정도에서 결정이 된다.
저쪽 사람들은 지나가는 날 보는게 불과 1분여의 시간이고 기억할 리도 없다. 어차피 말도 안통한다. 그 상인이 내 상식에 맞춰주면 거래가 성사되는 거고, 내 상식을 너무 벗어나는데 내가 사면 바가지를 쓴다. 상식보다 좀 더 나가는 것도 쿨한 거래다. 왜냐하면 내가 할 아스완 크루즈 관광상품에 공항-숙소간 이동 30달러를 쓰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실 100EGP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내가 살아온 세상의 원칙에서 벗어난 세계에 왔으니 유연함도 필요한 것이다.
어제 이 곳 사람들이 시간을 어떻게 다루는지 감이 왔다. 돈을 대하는 자세도 대강 알겠다. 그러니 이집트여행은 돈, 시간, 약속, 일정의 관념을 느긋하게 가져가는 것, 스스로 가진 압박을 내려놓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3. 아스완 도착
짐 검사는 공항에 들어갈때, 다시 게이트로 갈 때 두번을 받아야했다. 역시 자동으로 짐을 맡길 수 없고, 다시 종이티켓을 받았다. 12시 10분으로 지연된 비행기는 1시 반을 넘어 출발했고, 3시에 도착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