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 여행기

크리스마스의 프라하 비셰흐라드 산책과 체코국립극장 관람

오해 2025. 4. 9. 07:10

 프라하 관광을 가면 사람들 대부분 시내와 체스키 크롬도프 여행을 선택하게 된다. 이것만 해도 시간이 모자랄 것 만큼 멋진 장소들이 체코에 많다. 그러나 조금만 시간을 낼 수 있다면, 나는 항상 두 장소를 추천하고 싶다. 

 

1. 비셰흐라드(Vyšehrad)

https://maps.app.goo.gl/aQNycdZVSAJERc4NA  

 

비셰흐라드 · V Pevnosti 159/5b, 128 00 Praha 2-Vyšehrad, 체코

★★★★★ · 요새

www.google.com

 

 

비셰흐라드는 프라하 시내의 남쪽, 그리고 블타바 강의 오른편에 위치한 높은 언덕이다.

시내에서 볼트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면 3달러이내에 올라갈 수 있고, 지하철로 가면 비셰흐라드역에서 내려 10분 정도 올라가면 정상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접근성도 좋다.

 

사실 10세기 경에 세워진 요새이다. 그러니 주변 경관을 모두 바라볼 수 있는 경치를 자랑한다. 그리고 충분히 오래된 아름다운 성당과 한번 즈음 돌아볼 가치가 있는 묘지가 함께 있다. 

 

올라가면 외곽을 따라 30분 정도 걸으면 웬만한 장소들은 모두 둘러볼 수 있다. 내가 이곳을 찾은 날은 2024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였다. 가을에 가면 잔잔한 블파바강에 비친 가을 햇살, 단풍에 물들어 있는 프라하 시내의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겨울이었지만 가려운 점퍼만으로도 충분할 만큼 춥지도 않고 바람도 불지 않았다. 

 

비셰흐라드에서 바라본 블타바강
비셰흐라드에서 바라본 블타바강
비셰흐라드에서 바라본 시내
비셰흐라드에서 바라본 시내

 

비셰흐라드에서 바라본 프라하성
비셰흐라드에서 바라본 프라하성

 

언덕의 중앙에는 교회와 묘지가 함께 붙어 있다. 성 베드로와 바울 대성당 (Bazilika svatého Petra a Pavla)은 1070년에 지어진 성당이지만, 지금 보이는 모습은 사실 19세기에 개축한 모습이다. 밖에서 보면 검게 그을려 있어 상당히 오래되어 보이지만 생각보다 젊은 성당이다. 평소에는 입장료를 받는다고 해서 이전에 가보지 않았으나, 크리스마스날이라 오픈되어 있어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었다. 

 

Bazilika svatého Petra a Pavla
Bazilika svatého Petra a Pavla
Bazilika svatého Petra a Pavla 실내
Bazilika svatého Petra a Pavla 실내

 

내가 종교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유럽 여행을 다니면서  어느 성당/교회/이슬람 사원에 들어가도 큰 감동을 받았다. 이 성당도 역시 그렇다. 

 

성당을 나오면 바로 옆 쪽으로 묘지가 있다. 이곳 역시 그냥 지나치면 안된다. 이 묘지에는 19세기부터 체코의 발전에 공헌한 유명한 사람들이 잠들어 있다. 정치가를 넘어 소설가, 체육인, 음악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듯 하다. 그 날도 어떤 체육인의 기일이라 그런지 방송국에서 촬영을 나와 무덤을 촬영하고 그 앞에서 인터뷰를 누군가와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의 조국'으로 유명한 스메타나(Bedřich Smetana)와 '신세계'로 역시 유명한 '드보르작'(Antonín Leopold Dvořák)위 무덤이 있다. 스메타나의 무덤 표지석은 올때마다 변했다. 그러니 대략적인 형태로 기억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에게 이분들의 무덤을 찾으라고 했더니 재미있게 돌아다녔다. 또 이상하게도 여기 올때마다 한국인을 만났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드보르작' 무덤을 알려드렸더니 무척 기뻐했다. 

드보르작의 묘석

 

 

스메타나의 묘석

 

그래서 이곳을 혼자 돌아다니고 있다면, '나의 조국'이나 '신세계'를 들으며 걷는 것도 충분히 의미있을 것이다.  체코의 작곡가가 만든 음악에 들어있는 보헤미안의 정서는 이곳 그리고 프라하와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2. 체코 국립극장 (Národní divadlo)

 

두번째는 체코 국립극장이다. 클래식을 싫어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체코 여행을 예약할 때 반드시 국립극장에 공연이 있는지 확인해보길 바란다. 

 

https://www.narodni-divadlo.cz/en/show/guided-tours-at-the-national-theatre-en-1941032

 

Production detail

The National Theatre is the representative stage of the Czech Republic. It is one of the symbols of national identity and part of the European cultural space.

www.narodni-divadlo.cz

 

체코 국립극장에선 1년 내내 꽤많은 공연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공연이 많기 때문인지 몰라도 예약을 하기도 어렵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격이 너무나 좋다. 국립 오페라단과 체코 심포니의 수준높은 연주를 대략 50달러 이내의 가격으로 A급 좌석에서 볼 수 있다. 당연히 젊을수록 가격도 저렴하다. 한국이라면 A급 좌석이 비용은 최소 250달러에 달한다. 그래서 프라하 여행 계획을 세우면 홈페이지부터 찾아보게 된다. 

 

카를쿄에서 바라본 국립극장
카를교에서 바라본 국립극장

단, 표를 예약하더라도 반드시 상영장소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카를교 근처에 가장 오래된 '국립극장'이 있다. 예전에도 공연을 그곳에서 관람했기 때문에 별 생각없이 공연을 보러 갔다가 경약했다.  '국립극장'에 오페라와 심포니 공연이 가능한 공연장 4곳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게 시내에 퍼져 있었던 것이었다. 

 

 

12월 25일에 어울리는 오페라는 푸치니의 라보엠(La Bohème)이다. 당연히 항상 갔던 국립극장에 갔더니 모든 입구가 다 닫혀 있었다. 어? 깜짝 놀라 건물 사방을 돌아다니다 보니 뒷문이 열려 들어갔다. 거기에는 또 20여명의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다들 들어가지 못하고 당황하고 있었다. 역시나 나와 같은 입장의 사람들이었다. 다른 공연장으로 가야 한다는 말에 모두들 충격을 받고 하나둘 흩어졌다. 내가 가야 하는 The State Opera는 국립박물관 옆에 있었다. 당연히 걸어서 30분 이상 가야 하는 거리라 어쩔 수 없이 택시를 잡아타고 이동할 수 밖에 없었다. 

4곳의 국립극장
4곳의 국립극장

 

 

결국 5분 늦게 도착했지만, 그리고 표에는 늦으면 입장할 수 없다고 되어 있었지만, 직원들은 이런 일이 가끔 있다며 침착하게 안내해 주었다. 그런데 앞자리에는 이제 들어갈 수 없다면서 인터미션까지 좁지만 Box seat에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하며 그곳으로 안내해 주었다. 마음 졸이고, 뛰어오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입장만 시켜주셔도 감사한 마음이었다. 4명이라 좁게 앉거나 반쯤 서서 공연을 볼 수 밖에 없었지만, 사실 이곳은 더 고급 좌석이다. 그래도 Box seat의 높은 곳에서 오페라 극장과 오케스트라, 배우들을 바라볼 수 있던 것도 생각지 않은 행운이었지만, 다시 한번 같은 기회가 생긴다면, 미리 장소를 체크하고 일찍 가서 느긋하게 내 자리에 앉아 있을 것이다. 

 

라 보엠 1막

 

그러니 반드시 표에서 장소를 체크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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