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이드를 만나 아시아 투어를 하는 날이다. 일어나 아침을 먹은 후 karakoy의 tunel 역까지 버스를 타고 갔다. karakoy의 거리는 을지로를 닯았다고 생각하며 걸어가는데 구두닦이로 보이는 노인이 앞에서 구두닦이 상자 안에 있던 솔을 떨어뜨렸다. 그걸 주워주니 너무 고마워하면서 구두를 닦아주겠다고 하며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장비를 꺼낸다. ‘이 사람들 정말 순진하구나’라고 생각하며 바쁘다고 말하며 자리를 떠났다.
투어에서 사람들을 만나, 투넬(tunel)을 타고 올라가니 갈라타탑 근처 골목이었다. 튀넬은 5분 간격으로 운행되는데,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지하철이라고 한다.
역사 이야기의 반절은 이미 공부하거나 들언 내옹이지만 다시 설명을 들으며 갈라타탑으로 갔다. 오히려 일상 생활에 관련된 이야기를 듣는 것이 더 흥미롭다. 30분 간 자유시간을 줘서 탑에 올라가봤다. 4만원이 넘는 가격이다. 비싸서 경치 빼놓고 볼게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내일 터키의 물가가 더 오르더라도 다시 오겠다고 생각할 만큼 값진 공간이었다. 한시간 이상은 있을 만 했다. 계속 사진을 찍으며 구경하다가 10여분 머무르고 내려와야만 했다. 아쉬웠다.
교훈 5. 투어 자유시간에 입장권 사지 말자. 나중에 따로 오자.
바닷가로 내려와 갈라타 다리를 걸어 구시가의 배를 타러 향했다.
배를 타고 아시아 지구 Uskudar 선착장으로 건너갔다.
바로 앞에 미흐리마 술탄 모스크가 있었다. 이 모스크는 슐레이만1세 시절 미흐리마 공주를 위해 이를 미마르 사단이라는 유명한 건축가가 지었다고 한다. 짝사랑이고 죽을 때까지 총각이었다고 하지만, 나이 차이가 있는 사랑이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였지만, 굳이 가이드투어 설명에 있었던 홍보문구처럼 대단한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사원에 들어가 설명을 들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엄청난 소나기가 쏟아졌다.
버스를 타고 이동해 식사할 수 있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마지막 부분이기도 하고 가이드가 추천하는 가성비 갑의 숨겨진 아시아지구의 명소라고 했다. Kuzguncuk 이었는데, 버스가 도착할 때 즈음부터 소나기가 더 심하게 쏟아졌다. 한동안 뭘 못하고 가게들 처마 밑에서 기다려야했다. 한편 비 맞는 데 서서 먹자골목 맛집 추천 듣고 있으니 우습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5분간 참고 기다렸더니 날씨가 갰다.
이곳저곳 설명을 듣고 헤어져 들어간 케밥집은 꽤나 고급인 곳이었고, 이후 마시러 간 커피도 괜찮았다. 이 골목도 이제 막 개발되는 먹자골목의 모습 같았다. 날이 선선해졌다. 다시 배를 타고, 신시가지 숙소로 돌아왔다.
애들은 수영을 하고 싶었고, 아내는 빨래를 하고 싶었다. 잠시 쉰 다음 탁심 광자 주변의 세탁소로 가기로 했다. 세탁소에 옷을 맡기고 나왔다. 와이셔츠 한 벌 세탁을 호텔에서 9000원을 받는데, 직접 찾아가니 1200원에 불과하다.
싸다고 생각하며 나와 걸어가는데, 앞에 걸어가던 구두닦이로 보이는 30대 남자의 공구통에서 구두솔이 떨어졌다. 구두솔이 떨...어...지...는...광...경...이 천천히 눈에 들어왔다. 이건 우연이 아니었구나!!.
교훈 6. 이스탄불에 우연은 없다.
아니나 다를까. 그 남자는 감사하다며 바로 공구통을 펼치고 구두를 닦아주겠다 했다. 아내와 아이들은 그때 실망해서 짜증을 내며 가자고 했고, 나는 이 장난이 우습고 서글퍼 가만히 있어봤다. 과연 그랬다. 적당히 닦아주더니 가야한다고 하니까 30리라(1200원)을 달라고 한다. 나는 갑자기 순간 망설였다. ‘줘도 되지 않나?’
내가 낮에 갔던 식당은 별 것 하지 않고 서비스로만 150을 알아서 결제해갔다. 어느 누구는 음식만 서빙해도 150을 주는데, 이렇게 애처롭게 구두를 닦는 사람에게 30일 주는게 어려워? 이렇게 쇼를 하는 것도 외국인을 기다려서 하는 일인데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호의를 그런 식으로 답하는 것도 불쾌하긴 했다. 마침 지나가던 다른 현지인이 그 구두닦이에게 훈수를 두자 나올 수 있었다.
저녁은 인도네시아 현지 식당 Asian resto & bubble tea 로 가서 먹었다. 인도네시아 사람이 운영하는데 매콤한 맛이 한국 사람들에게도 맞았나보다. 한국 사람들도 꽤나 가서 먹은 것 같았다. 그래서 저녁을 맛있게 먹고 나올 수 있었다.
돌아와 세탁소를 다녀왔다. 세탁소는 24시간 여는 것 같았는데, مغسلة وخياط عطر الشام(taksim laundry)세탁소 주인은 친절했고 감사했다. 가격과 질도 만족스러웠다. 이날 본 튀르키예인 중 가장 멋진 미소를 가진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