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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이스탄불5] 구 유럽시가 투어와 고등어케밥

오해 2024. 9. 28.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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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전철에서 바라본 슐레이마니 사원

 

 오늘은 24시간을 이스탄불에서 마지막 쓰는 날이고, 전일 투어를 하는 날이기도 했다. 대부분 여행자들이 택하는 아야 소피아, 예레바탄 지하저수지, 블루모스크, 톱카프 궁전을 모두 소화하는 투어이기도 하다. 최근 이스탄불 투어를 2개르 해보니 얻는 결론은 역시 시작하는 날에 하나만 돌면 되겠다 싶었다. 내가 인터넷 돌면서 찾은 정보는 투어가이드들이 한번은 설명하는 것들이었고, 나는 며칠간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가이드가 하는 말을 들으며, 이걸 듣고 돌아다녔으면 더 편했겠다 싶었다. 

 

슐레이마니 사원

 

원래 투어에 있어야할 돌마바흐체 궁전은 월요일이라 문을 닫았고, 대신 슐레이마니사원부터 투어를 시작했다. 어제 갈라타탑에서 아야 소피아라고 착각했던 큰 사원이 이곳 술레이마니 사원이었다. 이스탄불에서 3번째 규모라고 하니 나머지가 얼마나 더 클지 기대에 찾다. 미흐랍 같은 이슬람사원 구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사진을 찍을 시간을 줬다. 내가 사진을 찍고 있자 외국인들이 내게 계속 카메라를 부탁하기 시작했다. 사람들 참,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이 사원도 어제와 같이 미미르 사단이 지었다고 한다. 천을 둘러쓴 아내와 사진을 찍으니 제법 멋지다. 

이동을 하면서 시장을 지나고, 트램을 향해 걸어가면서 날씨가 완전히 갰다. 시장도 사람들이 버글 거리는 곳에서는 안사는 게 낫다고 한다. 자릿세 만큼의 바가지가 있을 거라고 한다. 맛집과 먹을 거리 이야기를 들으며 지나 트램을 타고 아야 소피아 쪽으로 이동했다. 

바자르의 조명들, 시장을 가면 안되는 것을 헝가리에서 일찌감치 알아버렸따

 

히포드롱 광장을 통해 블루모스크로 들어갔다. 대기 시간은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역시 터키 2위 규모 사원이라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아야 소피아는 얼마나 더 대단한 것인가. 건물을 떠받치는 기둥 4개 크기도 적지 않았다. 밖에 나와 바라본 지붕 색깔이 파래서 상쾌해 보였다. 

블루모스크의 위용

 

 

 

히포드롱 광장으로 간다. 이전에 전차경기장이 있었고,  70,000 명에서 100,000명 까지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벤허에 나왔던 전차 경기가 로마가 아니라 이곳에서 이뤄졌다고 하니 내가 세계사를 얼마나 몰랐는지 부끄러워졌다. 이 곳도 4차 십자군 원정때 파괴되었다고 한다. 엔리코 단돌로... 그 이름  아야 소피아에 이름을 새기고, 유골을 파내 개에게 던져줬다고 한다. 

 

그리고 오벨리스크들을 보고 예레바탄 저수지로 향했다. 영화 인페르노에서 봐서 더욱 기대했던 곳이다. 몇년간 예레바탄 저수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신통하게도 어렸을때 아야 소피아를 알고 있었을 때는 전혀 알지 못했다. 요즘 와서 더 각광을 받는지 모르겠다. 저수지로 내려갈때 습기가 많을지 의심스러웠지만, 실내는 생각보다도 쾌적했다. 아내와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동영상과 사진을 찍었다. 아내는 메두사 그림자를 오히려 사진 찍고 싶어했다. 결국 자유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었다. 

예레바탄 저수지 / 영화와 달리 고인물은 발목에 찰랑거리는 정도였다

 

점심은 추천 맛집에서 먹었는데, 나는 고기에서 냄새가 나서 먹기가 불편했다. 

오후에는 아야 소피아를 지나면서 이야기를 듣고, 톱카프 궁전으로 갔다. 아야 소피아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다리 모스크로 바뀌었고, 2층의 박물관을 볼 수 있다고 했지만, 이것은 별로도 투어가 끝나는 5시에나 갈 수 있었기에 나는 일찌감치 포기했다. 아이들 이동 거리가 적지 않아 피로할 것이 뻔했다. 아내에게 아쉬워 계속 속닥였다. 우리 죽기 전에 둘이서 여기는 다시 오자!

 

 

멋진 추석 가을 아래 아야 모스크

 

톱카프 궁전에 있던 보물들은 모두 충분히 가치 있고, 멋있어 보였다. 이 사람들의 실제 권력이 얼마나 컸을지도 짐작이 갔다. 수백년된 보석 시계라는 존재를 나는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무기, 시계, 보석, 성물들을 단체급식 반찬 챙기듯이 보고 나왔다. 시간이 이미 5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경치도 보물인 톱카프 궁전의 야외

 

마지막 저녁이다. 그리고 다들 하루 종일 걸어 피곤했다. 그러니 맛있는 것을 여러개를 먹기로 결정하고 트램을 타고 구시가로 건너왔다. 

 

어제 가이드가 알려준 고등어케밥집으로 갔다. 방송에 나온 곳을 포함한 원조 가게들 모두 고기가 비려서 안간 곳이라고 하며 이곳을 추천해줬던 것이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지 30명이 줄을 서 있었다. 구글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진짜 로컬 맛집이었던 것이다. 

자꾸 생각나는 고등어케밥 가게

 

가게 안에서 고등어를 굽는 냄새가 새어나오자 나는 줄을 서기로 했다. 그런데 우리 앞에 서양 할머니가 인디오들이 입을만한 의상을 입고 서 있었다. 그리고 심심해 보이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인사하면서 말을 트게 됐다. 수수한 외모와 다르게 대사관에서 수년간 근무했고 중국에서도 10년 이상 근무했던 전문직 종사자였다. 웃는 인상도 예뻤지만 반짝이는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퇴직한 후 이제 1년에 2개월 이상 해외로 여행을 다니면서 즐기는 분이었다. 튀르키예도 2개월간 있을 예정이었다. 복장이 신기해서 물어보자 각 국에서 모은 가락지, 옷, 아이템을 보여준다. 이곳도 터키에 알던 사람이 추천해줘서 혼자 왔다고 했다. 딸이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서로 친해졌다. 결국 고등어케밥까지 먹고 나서 연락처를 튼 다음 헤어졌다. 여행을 다니며 순수히 모르는 외국의 사람과 친해진 것은 처음 겪는 일이었다. 고등어 케밥은 정말 예술이었다. 

 

 갈라타 타워 쪽으로 올라오면서 라흐마쿤(LAHMACUN)을 사가기로 했다. 한장에 50리라(2000원)니 편안한 가격이다. 저녁에 본 갈라타타워는 환상적이었다. 왜 사람들이 해질녘을 권했는지 알만했다. 꼭 여기도 아내와 다시 와볼 계획이다. 결국 이스탄불 여행의 시작과 마지막은 갈라타 타워로 맺었다.

저녁 그리고 갈라타타워

 

저녁은 다시 숙소 근처 태백에 와서 먹었다. 이미 지칠만큼 지쳤고, 마지막이다. 내일부터는 다시 한식당에 갈 일이 없을 거다. 그러니 여기서 먹을 만큼 먹자는 의도였다. 메뉴 5개를 시켰는데 약 12만원 가량 나왔다. (이때 노르웨이에서 한식당을 간 다른 집은 30만원 이상 썼다고 한다. )

 

집에 맥주를 사 와서 마지막을 기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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