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Denmark

11월, 흐린 날

오해 2024. 11. 10.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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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과 덴마크 여행자로서 날씨는 여행기간에만 중요하겠지만, 이곳에 장기 체류 중인 외국인에게 이곳의 날씨는 대단히 큰 흥밋거리입니다. 7월에 이곳에 도착했을 때부터 날씨가 변할 때마다 '와!'를 외쳐왔지만 지금도 놀라움은 매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후 4시 20분, 역 광장

 이곳에 지내며 한국의 날씨에 대한 느낌도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최근 더 심해졌지만 겨울 영하 20도, 여름 40도에 이르는 온도, 하루에도 20도가 넘게 변하는 온도,  봄에는 황사와 먼지, 초여름에 장마, 겨울에 한파와 폭설로 지나는 한국의 날씨를 아무렇지 않지 않게 살아왔습니다. 외국인들은 한국의 계절을 어떻게 느꼈을지 궁금합니다. 

Autumn at the Golf Course

 아무튼 이번 주는 내내 흐린 날이 지속되었습니다. 나는 40년간 흐리고 비오는 날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계속 흐린 날만 보고 있으니 햇빛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매 순간 듭니다. 왜 유럽인들이 해만 뜨면 일광욕을 하러 나오는지, 커피를 길가에서 마시는지 확실히 알 것 같습니다. 

 

길 바닥은 비가 오지 않았는데, 거의 1주일 내내 젖어있었습니다. 지난주는 낮에 8도, 밤에 7도처럼 기온이 변하지 않은 날씨가 계속됐습니다. 아마  그것이 영향을 준 걸까요? 비가 오지 않아도 바닥이 마르지 않는 것도 신기합니다. 낮에 가끔 밀가루 날리는 것처럼 빗방울이 날립니다. 이건 비라고 칠 수도 없을 겁니다. 골프같이 오래 바깥에 있으면 젖긴 하겠지만, 제가 보기에 이곳 사람들은 웬만한 비는 안개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해는 계속 짧아지고 있습니다. 이제 해는 오후 4시 20분이면 집니다. 언제까지 해가 짧아지는 지 달력으로는 알고 있지만, 매일매일 놀라곤 합니다. '벌써 해가 졌어?"

오후 5시, 맥주골목, 맥주를 한시간동안 마시면 저녁9시로 착각한다.

이렇게 하루의 밝기가 달라지니 몸이 반응을 합니다. 아침 8시에 해가 뜨는데, 조명을 켜놓지 않으면 계속 졸립니다. 낮 12시까지 졸립니다. 오후 3시면 이미 어두워지는데, 이때부터 졸립니다. 그래서 어제도 10시간을 잤습니다.

잠을 쫓는 방법은 조명과 커피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모든 조명을 밝혀놓고, 밝아지면 밝아질 수록 조명을 하나씩 꺼가는 거죠. 반대로 오후가 되면 조명을 밝혀갑니다. 전기료를 조심해야 한다고 하지만 졸리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이렇게 지내다 보니 다른 집들이 왜 그렇게 집을 간접조명으로 밝히는지 몸으로 이해하게 됐습니다. 

오후 1시, 부돌피 교회, 바닥이 계속 젖어있다

11월 10일 겨울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지만, 그 겨울이 너무 기대됩니다. 내일은 또 어떤 날씨가 기다리고 있을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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