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넘나드는 복도를 지나 첫뻔재 방으로 들어간다. '조또의 방'이라고 불렀던 것 같다. 들어가자 거대한 금으로 채색된 마리아 그림 세점이 전시되어 있다. 세 점의 작품은 같은 듯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까막눈에 뭐가 보이겠냐마는 가이드는 차분이 설명해 주었다. 시대에 따라 마리아를 그리는 방식이 달라졌다. 어떻게 각 시대 양식을 비교하는지는 다 기억이 나진 않는다. 사람의 크기로 중요성을 바꾸고, 공간감과 표정 등이 비잔틴 양식, 고딕 양식에 따라 모두 달랐다. 그리고 지오토는 Ognissanti Madonna에서 공간감을 강조되면서 르네상스 양식을 보여 준다.
참고 자료 :
https://www.dailyartmagazine.com/giotto-ognissanti-madonna/
이어지는 작품은 시모네의 두명의 성자가 있는 수태고지이다.
수태고지는 성모 마리아에게 천사 가브리엘이 찾아와 성령으로 잉태하게 될 것을 알리는 순간이다. 그런데 나는 이 그림에서 마리아와 가브리엘의 표정이 재미있었다. 가브리엘의 표정은 마리아를 윽박지르는 것 같고, 마리아는 '네가 뭔데 나한테 그렇게 말해?'라고 말하면서 째려보는 것 같았다. 내 상상에서 마리아는 순종적이고 착한 얼굴로 웃으면 받아들일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당시의 사람들 생각으로도 상황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나보다. 가이드님의 설명으로 당시 사람이 천사를 보면 죽었다는 것을 의미했었고, 그림의 시간은 가브리엘 대천사가 막 도착해서 옷자락이 날리고 있다. 마리아는 자신이 죽는 것이라 생각해서 놀랄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천사는 무릎을 끓고 마리아의 순결을 상직하는 백합을 손에 들고 있는 것이었다. 또 하나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디테일이었다.
천사의 옷깃은 단순히 채색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니었다. 금박도 금박이지만, 풀잎 모양으로 채색이 세밀하게 되어 있었다. 이것이 800년전 작품이 보여주는 수준이었다. 역시 예술 작품은 사진으로 보는 것과 실제 보는 것이 너무 달랐다.
https://www.uffizi.it/en/artworks/annunciation-with-st-margaret-and-st-ansanus
다음은 젠틸레 다 파브리아노(Gentile da Fabriano)가 그린 동방박사의 경배(Adoration of the Magi)다. 책, 사진 어디에선가 보던 그림들이 계속 보이는데, 그림의 크기가 크다보니 또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준다. 동방박사가 별을 발견하고, 예수에게 찾아와 인사를 드리기까지의 여정을 한 그림 안에 담았다고 한다. 이전까지 대부분 작품은 성당이 화가에게 그림을 의뢰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팔라스트로치라는 하는 상인이 개인적으로 주문하면서 금을 많이 발라 달라고 했다. 심지어 사용한 금 금액에 대한 영수증까지 남아 있다고 한다. 이 작품에는 그 상인의 얼굴이 들어가 있는데, 박사 뒤에서 황금 터번을 쓰고 있다. 그리고 그림 안에는 이 상인이 팔고 있는 상품이 자기 PR처럼 들어가 있다. 그러니 그러니 이작품은 예술을 넘어 자신이 동방박사 뒤에서 함께 했을 만큼 '인싸' 라는 것을 표현하면서 자기 상품을 PR 하는 다양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발전에는 상인 중심의 경제 발전과 자기 표현이라는 시대적 흐름도 같이 들어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https://www.uffizi.it/en/artworks/adoration-of-the-magi
들었던 것을 정리만 하고 있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군요. 정리만 하는 데에도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