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에서 보내는 일상 중 가장 힘든 것은 '짧아지는 낮'이었다. 지난 20년간 나는 날씨와 '낮 길이'에 대해 신경써본 적이 없었다. 밤낮이 바뀐 삶이었고, 형광등 아래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다. 대부분의 한국인이 다 그렇다고 볼 수도 있다. 추위와 폭염, 장마와 태풍 외에 신경을 꺼두고 산다. 해가 짧아졌다는 것을 느끼지만, 내 일상과 인과 관계는 별로 없다. 그러니 무덤덤해진다. 시간과 계절을 버리고 살다 순응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해가 떠 있는 시간이 짧아지는 것이 눈에 보이면 당황하게 된다. 하루에 일출, 일몰 시각이 3분씩 짧아지니까 20일이면 2시간이 된다. 8월에는 5시에 일어나도 해가 중천이었는데, 이제 아이들이 등교시간인 8시도 한 밤이다. 그런데도 날은 매일매일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