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덴마크 북부의 Bronderslev golf klub 에 다녀왔습니다. 이것이 골프 클럽 하우스인데, 보다시피 아담한 사이즈입니다. 그렇지만 27홀의 정규홀에 9개의 pay&play 홀, 총 36개 홀을 가지고 있는 한국으로 치면 대형 골프장입니다.
최근 계속 날씨가 흐렸는데, 생각지도 않게 구름이 걷혀 햇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온도는 10도 언저리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오히려 덥다는 느낌까지 주는 좋은 날씨였습니다.
그런데, 어제 나는 이곳에서 골프를 무료로 칠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내년 1월부터 6월까지 이곳의 회원이 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내년에 회원이 되기로 결정하자 겨울 라운드를 무료로 할 수 있게 처리해줬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아직 10~30만원에 골프 치는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상황입니다.
이유는 이곳의 회원제 시스템에 있습니다.
덴마크의 골프장은 기업이 운영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지역마다 자체 골프장을 가지고 있고, 지역민들이 함께 공동으로 운영하는 형태를 가집니다. 골프장에서 일하는 프로들은 고용되어 일하지만, 대부분 지역민들이 회원이 되어 6개월 마다 회비를 지불하고, 자체적으로, 자발적으로 운영하면서 연습장과 골프장을 관리합니다. 어제 회원이 되기로 결정했을때 이것을 처리해준 분도 자원봉사자였습니다. 비용은 대부분 6개월에 60~70만원 입니다. 이 비용을 지불하면 이 골프장은 언제든 무료로 경기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연습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혜택은 그것만이 아닙니다. 골프장은 지역끼리 연합으로 맺어져 있습니다. 덴마크 북부(북 유틀란드)의 약 20여개 골프장들이 서로 협악을 맺고 있기 때문에 골프장의 회원이면 다른 골프장에서 반값에 골프를 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회원이 어느 골프장으로 친구를 데려가든 역시 비용은 반값만 내면 됩니다. 골프 그린피가 대부분 4~8만원이니 동료들은 2~4만이에 골프를 칠 수가 있는 거지요. 지역민들이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초보자 코스나 회원들을 위한 주간 이벤트가 잘 열립니다. 한국으로 생각하면 'xx지역 시티골프 연합회'가 운영하는 느낌입니다. 기업이 운영하지 않는 골프장이니 필드가 깔끔할까 의심할 수 있지만, 대부분 그린이 3.0 이상 스피드가 나오는 것을 보면 그런 생각이 사라집니다.
그럼 이렇게 싼 골프장을 관광 온 한국인이 즐길 수 있을까요? 아쉽게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처럼 골프채만 가져오면 되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일반인들은 예약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야말로 막혀있는 거죠. 예약 시스템은 각 골프클럽의 회원들에게만 열리거든요. 그래서 처음 덴마크의 골프장에 왔을때 전혀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니 골프클럽 회원만 골프를 칠 수 있는 것 입니다.
다만 몇몇 일부 골프장에서는 pay&play 9개홀을 운영합니다. 한국이나 미국에서 생각하는 그 시스템입니다. 돈을 내고 친다! 하지만 9개홀 뿐이고, 대부분 정규홀보다 짧고, 파3 위주로 운영되는 곳이 많더군요. 해외에서 온 골퍼들이 각 잡고 참여할 만한 곳은 아닌 걸로 보입니다. 그래서 덴마크에 올 때는 골프채를 가지고 올 필요가 없습니다.
아는 지인들이 골프클럽에 가입되어 있다면, 지인이 초대했을 때 오는 것이 현재로는 유일한 방법니다. 골프채는 3만원이면 빌릴 수 있으니, 대략 7~8만원이면 플레이를 해볼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