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Denmark

덴마크 골프에 대한 느낌

오해 2024. 10. 3.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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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마크에서 생활을 시작한지 두 달이 지나고 있다. 달리기, 등산, 자전거, 그 외 모든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지만, 같이 온 동료들이 취미가 하나다 보니 저절로 나 역시 골프를 자주 할 수밖에 없게 됐다. 
 


오늘은 오전부터 Donninglund Golfklub에 다녀왔다. 덴마크로 비행기를 갈아타면서까지 한국에서 원정으로 골프 여행을 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생각지 못한 폐쇄적인 문화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덴마크에서의 골프에 대해 아는 정보를 찾아볼 수 없었다. 쳐 본 사람도 없고 쳐 볼 사람도 없는 상황. 
 
덴마크 골프장에 가는 방법, 가입 방법, 특성 등 할 이야기가 많기는 하지만, 대부분 뒤로 미뤄두고 덴마크 생활 3월 차에 느끼는 덴마크 골프에 대한 느낌만 정리해보려고 한다. 물론 계속 없데이트가 될 때마다 바뀔 것이다. 


 
1. 골프장에 젊은 사람이 없다 
 
  한국에 골프장이 500여개, 덴마크 200여 개가 있으니 한국이 훨씬 많은 골프장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덴마크 인구가 600만에 불과하므로 한국보다 한가한 편이다. 그러나 골프장 여러 곳 20여 차례 들어가 보았을 때 내 나이 또래 이하를 본 적이 없다. 최소 50대, 보통 60~70대 노인들이 개인용 카트를 밀고 다닌다. 전동 카트를 조정하면서 걸어 다니기도 하고, 흔치 않지만 개조한 오토바이나 1인용 골프 카트를 타고 다니기도 한다. 
 
 유럽에 대해서 들었던 것처럼 이곳도 골프는 노인들의 스포츠다. 달리기를 하러 바다에 나가보면 외딴 곳이라도 젊은 남자, 여자가 혼자 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15도가 되지 않는 날에도 바다 수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노인도 있다).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고 자연스레 골프는 노인들만의 문화가 되어 있는 것 같았다. 초보자 강습에도 젊은 사람은 없고 60~70대가 참여한다. 골프장은 노인의 사교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유럽에서 사람들이 골프장에 가지 않아 텅텅 비었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비오지 않고, 바람 덜부는 따뜻한 날에는 부킹이 대부분 차 있다. 
 
2. 캐디는 없다
 
프라하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캐디가 아예 없다. 본인이 인터넷으로 예약한 시간에 와서 개인 카트에 골프채를 실어서 나간다. 


 
3. 골프장이 편평하다
 
 노르웨이와 달리 땅이 평평하고 산이 없어, 174m가 가장 높은 곳이 덴마크다. 그러다보니 골프장도 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많은 골프장이 편평한 경향이고, 일부 밭, 야산이었던 곳을 개조한 곳이 그나마 한국 산악형 골프장 같은 모습을 일부 가지고 있다. 언듈레이션 자체가 없다 보니 대부분 치는 것이 평이한 편이다.
 
3. 한국의 전동 카트는 없다. 
 
한국의 전기 카트가 있긴 하지만 많지 않고, 2인승이 대부분이다. 골프 예약자가 대부분 3인 이하인 영향도 있는 듯하다. 캐디없이 걸어 다니며 공을 치는 것이 일상처럼 되어 있고, 대부분 땅이 평평하니 굳이 전동카트를 타고 다니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개인이 밀고 다니는 카트를 대부분 골프들이 하나씩 사서 차에 넣고 밀고 다닌다. 
 
그러면 차에 카트와 골프채를 실어야 하니 1~2인이 자가용으로 운전을 하고 골프장에 와야 한다. 그래서 차없는 뚜벅이가 많은 젊은 층에서 더욱 골프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카트 대여 비용은 구장마다 차이가 큰데, 보통 2인용에 4~6만원까지 다양하다. 
 


4. 하지만 속도는 빠르다
 
 개인 카트를 밀고 다니는 노인들 중에는 일부 카트에 매달려 다니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연약해 보이는 사람도 있다. 처음엔 대부분 카트를 밀거나, 조정하면서 걸어 다니니 걸음 속도가 느려 점점 팀 간 거리가 멀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큰 착각이었다. 팀 간 간격은 보통 8분이고, 우리가 준비 전 의식이 없음에도  전기카트를 타고 쳐야 간신히 쫓기지 않게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이 속도가 믿기지 않아 수차례 봤다. 이들은 공을 치러 걸어와서 에이밍은 보고, 준비 없이 바로 공을 친다. 비거리가 많이 나지 않아 적당히 날아가다 떨어지면 다시 공을 친다. 그린에서도 공을 닦거나 공 방향을 맞추지 않고 바로 친다. 아마 관절 때문에 앉았다 일어나는 것이 불편한 경우가 많은 듯하다. 단 공은 홀컵에 들어가야 회수한다.  핸디 점수가 예약자 정보에 나오는데 대부분 100타 언저리에 있음에도 속도가 빠른 것은 걷고, 치는 것 이외 다른 동작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뒷 팀에서 사람들이 경기를 하면서 따라오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 
 
5. 음주 문화가 없다
 
18홀을 걸어가면서 치더라도 4시간 안에 끝내는 속도로 경기를 하니 술을 마시는 것 같지도 않다. 대부분 밀고 다니는 카트에 비상 음식이나 맥주, 물 같은 것을 조금씩 담아 나오는 것 같은데,  목이 타서 마시는 정도의 느낌으로 맥주를 마시고, 한국처럼 만취 상태로 돌아다니는 사람을 볼 수 없다. 다만 점심 나절 스타트 하우스 야외 식탁에서 느긋하게 햇빛 쬐면서 생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은 종종 볼 수 있다. 
 
6. 그늘집? 
 
 한국 골프장은 대부분 9홀이 끝나면 스타트하우스나 그늘집에 들어가는 동선으로 설계가 되어 있다. 하지만, 이곳은 모두 각양각색이다. 사실 2/3이상 골프장에서 9홀이 끝나고 스타트하우스로 돌아오는 곳이 없었다. 오늘 가봤던  Dronninglund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그늘집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늘집이 있다고 해도 한국과 같이 분 단위로 정확히 움직일 필요는 없다. 그날 골프의 시작은 항상 1번 홀에서 시작한다. 10홀, 19홀 시작이 없다는 뜻이다. 중간에 쉬고 싶으면 뒷 팀을 계속 보내면 된다. 하지만 대부분 그렇게 하진 않을 것이다. 일부를 제외한 그늘집은 직원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고, 셀프 서비스가 대부분이다. 뒤에 따라오는 팀이 많거나, 단체팀이 있다면 일찍 집에 가기는 힘들다.
 
7. 비오는 날씨도 그렇지만 바람부는 날씨도 생각해야 
 
아직 비가 많이 오는 날을 많이 만나보지 못했지만 점점 비가 많아질 거라 한다. 그런데 강풍이 부는 날이 많다. 시속 40km 가 넘어가면, 그린에 세워놓은 공이 저절로 굴러간다. 그래서 비오는 날과 바람이 불거라 예고된 날의 부킹은 텅텅 비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정도로 마무리 하고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더 올려야겠다. 
 
202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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